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운흥동 막차

김방장 2011. 4. 18. 16:15

 

 1950년대, 안동에 처음 버스역이 들어선 곳이 삼산동 지금의 농협 자리다.

그 뒤 서부동의 현재 기업은행 자리로 옮겼다.

그 때는 통일여객 정류장이었지만 모두들 ‘통일역’ 이라고 했다.

통일역 앞길은 안동시가지를 동서로 관통하는 중앙통 이었고, 지금은 없어진 경안양조장, 영남병원,

부종대, 장춘당약방, 안동여관, 안동내과의원 등이 그 주변에 있었다.

 

 

 

도심이 복잡해지자 정류장은 도시 외곽이면서 기차역이 가까운 운흥동247번지 일원으로 옮겼다.

그 때가 1967년이다.

그로부터 45년, 한국사회의 숨찬 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안동의 관문 구실을 했던 운흥동정류장이

2011년 1월 23일 막차를 보내고 문을 닫았다.

 

 

 

2011년 1월 23일 밤 11시를 조금 넘은 시각의 정류장 대합실.

자못 진지하게 시간표를 읽고 있는 한 남자와, 난로 가에 서서 건성으로 텔레비전을 쳐다보고 있는

한 무리의 승객들이 서울행 막차를 기다리고 있었다.

자신들이 이 정류장의 마지막 이용객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.

 

 

 

 

몇 분 뒤, 운흥동 막차가 될 대원고속 경기77바5829호 버스가 들어오자 승객들이 하나 둘 차에 오른다.

승객은 모두 열 한명, 맨 앞자리를 잡은 이는 친척집 잔치에 가는 길인 울진사람 안병근(55)씨다.

 

 

 

2011년 1월 23일 밤11시 27분, 전완수(55)씨가 운전하는 막차가 운흥동시대의 역사를 후미등에 매달고

천천히 정류장을 빠져나갔다.

그리고, 이내 적막이 그 자리를 메웠다.

 

 

 

막차를 보내고 일보를 작성하는 김영균(27)씨의 사무실 건너편으로 어둠속에서나마 정류장이 마지막

모습을 드러냈다.

40년이 넘는 세월, 숫한 자동차와 그 자동차들이 실어 나른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과 그 발길들에 묻어온

갖가지 사연들만 남은 텅 빈 정류장 위로 섣달 스무날 달이 스산하다.

이제 운흥동 정류장은 기억 속에 묻고 1월 24일 첫 차는 새로 지은 송현동 터미널에서 출발할 것이다.

 

2011.1.23(경인년 섣달 스무날)   - 彷杖 -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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